시계상식

제목[스타일/패션]2005 바젤-제네바 시계 박람회2019-10-25 13:53:04
작성자 Level 10
“더 컬러풀하게, 더 정교하게.”


최근 막을 내린 2005년 스위스 바젤 국제 시계보석 박람회(Basel World)와 제네바 국제명품시계전시회(SIHH)의 키워드다.


여기에 참가한 시계 브랜드들은 검은색 흰색 갈색이 주종이었던 단순함에서 벗어나 다양한 색의 다이얼(시계판)과 스트랩(손목줄)을 선보였다. 금도 옐로골드보다 붉은 톤의 로즈골드가 주류로 떠오르면서 화려해졌다. 시간의 오차를 보정하는 시계 제작 기술의 최고 경지라는 ‘투르비옹(Tourbillon)’ 시스템이 앞다퉈 나왔고, 나만의 시계를 찾는 고객을 위한 주문형 시계도 눈에 띄었다.


○ 시계, 컬러를 만나다




고급 브랜드들은 컬러보다 보석을 중시해 왔으나, 올해는 다양한 컬러를 내세웠다. 손목에 두 번 감는 스트랩으로 잘 알려진 에르메스의 ‘켈리Ⅱ’는 빨강 청록 연두 주황 등 스트랩 색깔이 화려해졌다. ‘바레니아’는 스트랩의 앞과 뒷면 색깔이 빨강 주황, 분홍 보라로 돼 있어, 착용했을 때 다이얼 위와 아래의 스트랩 색깔이 서로 다른 디자인을 내놨다. 다이얼 색도 한층 다양해졌다. 브라이틀링은 여성용 시계 ‘스타라이너’의 다이얼 색을 초록 분홍 하늘 노랑 진파랑 등으로 늘렸다. 특히 ‘초콜릿 브라운’은 독특하면서도 튀지 않는 은은한 컬러로 브랜드마다 인기. 에르메스의 ‘아소’는 올해 처음으로 초콜릿 브라운을 다이얼에 넣었다. 초고가 브랜드 파텍 필립도 초콜릿 브라운 다이얼을 썼다.


옐로골드나 화이트골드 일색이었던 금 색깔은 로즈골드가 강세. 핑크골드로도 불리는 로즈골드는 다른 금보다 강도가 더 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는 로즈골드를 쓰지 않은 브랜드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 투르비옹의 부활


고급 브랜드일수록 쿼츠(전자식)대신 기계식 무브먼트(동력장치)를 쓴다. 기계식 무브먼트는 부품을 손으로 직접 만드는 정밀 시계 공학의 핵심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기 때문. 투르비옹은 중력과 관련된 모든 부품을 1분에 한 바퀴씩 회전시켜 시간의 오차를 보정하는 시스템. 스와치그룹의 최고가 브랜드 브리게에 처음 사용됐으며 정교함과 예술성으로 시계 기술의 ‘절정’으로 평가받는다. 대부분 억대를 호가한다. 투르비옹은 지난해 고급 브랜드들이 선보이기 시작했으나 올해는 필수 아이템이 됐다. 기계식이 주종인 브랜드는 물론 패션 시계 업체들도 앞다퉈 투르비옹을 내놨다. 제작 기간이 길고, 시계 장인이 소수이기 때문에 각 브랜드마다 생산량을 제한하고 있다


파일럿용 시계를 만들어 온 브라이틀링은 주문생산형 ‘뮬리너 투르비옹’을 내놨다. 고급 맞춤형 차량인 ‘뮬리너 벤틀리’에서 따온 이름. 고객은 다이얼 15개, 스트랩 10개, 우드(시계 뒤판) 6개 중 각각 마음에 드는 컬러를 고를 수 있다. 가격은 20만 스위스프랑(1억6000만 원).


보석으로 유명한 해리윈스턴은 직접 제작한 무브먼트로 만든 ‘엑스센터 투르비옹’을 내놨다. 시계 동력이 다 떨어지면 HW 로고가 파란색으로 변하도록 했다. 플래티넘 75개, 로즈골드 75개만 한정 생산한다. 가격은 1억3000만∼1억8000만 원. 샤넬도 역시 올해 처음 투르비옹 ‘J12’를 출시했다. 24개만 한정 생산하며, 이르면 올해 말 한국에 소개될 예정이다.


○ 나의 가장 비싼 장난감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트릭’도 고객의 눈길을 끄는 장치 중 하나. 설명을 듣지 않으면 시간을 읽기도 힘들어 “시계가 아니라 값비싼 장난감”이라는 인상마저 준다. 


‘장난감 같은 시계’로는 해리윈스턴의 ‘오퍼스’ 시리즈가 대표적. 29세의 시계 장인 펠릭스 바움가트너가 만든 ‘오퍼스 Ⅴ’는 다이얼을 3차원으로 구성했다. 사각 육면체의 4개 면에 시간을 나타내는 숫자를 써 둬 시간마다 육면체가 돌아가면서 시간을 표시하도록 하고, 그 옆에는 0에서 60까지 분을 나타내는 계기판 모양의 분침 표시 장치를 뒀다. 피아제는 ‘5감(感)’을 주제로 한 시계와 보석을 내놨다. 과일 캔디 꿀벌 모양의 액세서리를 단 ‘테이스트’ 모델, 방울을 단 ‘사운드’ 모델, 향수병에 쓰는 나무 볼을 사용한 ‘센트’ 모델 등이다. 


‘터치’ 모델은 손가락의 지문을 시각화했다. 고객이 원하면 다이얼에 지문의 결대로 다이아몬드를 박아 준다.


바젤·제네바=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